반지하 하면 다들 꺼려하며 매체에서도 암울한 그런 느낌을 보여주는데요. 제가 살아본 결과 전부 그렇진 않습니다. 2년 거주한 결과, 그냥 창을 맘 놓고 열 수 없는 방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아직까지도 반지하가 그리 나쁘지않다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왜 지상층보다 반지하를 골랐는지 말해드릴게요.
같은 가격에 지상도 있었지만 반지하 원룸을 전세 계약한 이유
저는 2년 전 7000만원의 리미트를 가지고 서울에 부동산 20곳을 돌아다니며, 방을 열 곳 넘게 봤습니다. 지역은 관악구 쪽입니다. 제가 반지하 방에 들어간 이유를 꼽자면, 크게 5가지로 나뉩니다.
가격, 넓이감, 채광, 신축, 풀옵션
1. 가격
우선 저는 청년 맞춤형 대출로 최대 7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여 이것으로 방을 구하고자 했습니다. 부동산을 약 20곳을 뒤지며, 그 가격 전세는 없다고 문전박대를 당하고, 겨우겨우 20곳의 부동산에서 10개 정도의 매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매물도 선택지는 4.5평 반지하 or 빛이 들이 않는 3평 지상층 뿐 이었습니다. 현시점에도 크게 다르진 않을 거 같습니다.
2. 넓이감
저는 선택지가 반지하 or 빛이 들이 않는 좁은 지상층뿐이어서 상대적으로 방 크기가 큰 반지하가 더 나아 보였습니다. 서울에 첫 자취방을 구하러 다녀보신 분이라면 공감하실 텐데, 전용면적 3평과 4.5평의 차이는 꽤 컸답니다. 대략적으로 설명하자면, 4.5평에는 더블침대를 놓고도 책상, 주방의 여유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3평의 경우 힘들고요
3. 채광
반지하 방이 빛이 잘 안 든다고 생각하시는데, 맞습니다. 일반 지상 매물보다 빛이 잘 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같은 가격대의 지상은 창문 앞이 벽으로 막혀있거나 창문을 열 수 없는, 열어도 쥐똥만큼 열립니다. 반면, 반지하는 창문을 열면 도로가 보였지만 빛은 드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낮에는 불을 안 켜도 밝았습니다.
4. 신축
저는 반지하에선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건물의 침식은 말단 부위인 반지하부터 시작되거든요. 만약 제가 고른 집이 신축이 아니었다면, 구축 지상층을 골랐을 겁니다. 신축 반지하의 경우 벌레, 누수, 습기, 결로 등 신경만 쓰면 관리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습기의 경우 에어컨만 조금 켜주면 금방 사라지고요
5. 풀옵션
저 같은 사회초년생들은 필히 풀옵션을 선택해야 합니다. 책상, 냉장고, 옷장, 에어컨 세탁기, 서랍 등 제일 싼 거로 구해도 150만 원은 들 겁니다. 그릭 이사를 가게 된다면, 방 찾는 것부터 고생이겠죠. 몇만 원 아끼려다 되려 잃을 수 있습니다.
주의사항
- 위 글은 개인적인 견해로 저와 같은 매물을 보실 수 없을 수 있습니다.
- 환기가 꼭 필요하신 분이라면 돈을 더 들고 지상층을 찾아보세요
- 제가 추천하는 건 구축 반지하가 아닌 신축 반지하입니다.
2년이 지난 지금 종합적으로, 저는 최선의 선택을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 자취하는데, 달에 고작 15만 원을 내며 지내는 것이 제 고정 지출을 막아주었고, 돈을 많이 세이브하여 이번에 8평 복층으로 이사를 갑니다. 자취를 하시려는 20대 분을 막연하게 반지하는 별로라고 생각하지 말고, 한 번 찾아보시면 좋은 매물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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